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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 현장/핫토픽

캘리포니아 와치(California Watch) 외

‘나홀로’ 언론은 지고 ‘고객지향’ 언론이 뜬다

-3가지 담론 그리고 성찰


ㅇ일 시 : 2013년 5월 16일 16:00


ㅇ인터뷰 : Robert J. Rosenthal(Director for California Watch

              & Bay Citizen)

              Mark Katches(Editorial Director, The Bay Citizen)


ㅇ정 리 : 박준수 / 광주매일신문 편집국장

             (pencut@hanmail.net)


본 보고서는 필자가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역언론의 디지털혁신’을 주제로 실시한 디플로마 연수에 참여해 지난 5월12일부터 19일까지 7박8일간 미국 뉴욕과 샌프란시스코를 방문, 저널리즘 스쿨과 온-오프라인 언론사, 탐사보도 전문매체, 대표적인 SNS 기업 페이스북 등을 견학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필자는 이번 연수 참관기를 본보 광주매일신문에 ‘언론제국 미국을 가다’라는 타이틀로 6회에 걸쳐 연재한 바 있다. 따라서 본 보고서에서는 방문기관의 현황과 느낌은 생략하고, 문제인식에 대한 논의에 집중하고자 한다.


1.서론-세 가지 질문


‘신문 없는 정부보다 정부 없는 신문을 택하겠다’-토마스 제퍼슨


오랜 전통의 언론 자유를 구가해온 미국은 미디어 제국답게 다양한 언론매체가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어 미국의 미디어산업은 더욱 세분화되고, 시장지향적이고 고객지향적으로 탈바꿈해가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필자는 이번 디플로마 연수에 참여하면서 다음과 같은 3가지 ‘question’을 풀어보고자 했다.


첫째, 사양길의 종이신문이 어떻게 디지털 환경에 적응해 생존을 계속할 수 있을까, 특히 지방신문의 활로를 어떻게 찾을 것인가?


둘째, 새로운 디지털 생태계 속에서 어떤 언론모델이 수익을 창출하면서 언론의사명을 올곧게 해낼 수 있을까?


셋째, 언론 종사자들은 이러한 도전에 어떻게 재무장해야 하는가? 기실 이러한 질문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학계와 언론계 내부에서 중심 담론으로회자되었고, 수많은 해법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대한 울림은 수면아래에서만 맴돌 뿐 수면위로 표출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뒤엉켜 있다고 본다. 외부환경 변화에 둔감한 언론들의 경직성과 포탈의 온라인 뉴스시장 선점, 주류 언론들의 기득권 집착, 그리고 자율성 보장을 내세워 가급적 언론을 자극하지 않고자 하는 정부의 방관적 태도가 맞물려 독자의 니즈와 시장의 수요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미국 연수를 통해 다시한번 우리의 자화상을 비춰보고, 디지털 혁신을 통한 진화의 길을 탐색해본다.


2.본론-질문에 대한 탐색


2.1 종이신문(지방신문)의 활로찾기


전 세계적으로 종이신문의 위기가 누적된 지 오래이고, 왜소한 지방신문은 그 비명이 점차 커지고 있다. 그 와중에도 롱아일랜드에 위치한 뉴스데이는 지역사회와 탄탄한 연대의식을 가지고 순항을 계속하고 있었다. 1940년 9월 뉴욕데일리뉴스 창업주의 딸인 앨리시아 패터슨이 창간한 이 신문은 2차대전 후 귀국한 퇴역군인들이 롱아일랜드로 대거 이주해오면서 성장의 호기를 맞았다. 당시 뉴욕시의 주택가격이 치솟자 상대적으로 부동산가격이 저렴한 이곳에 전쟁귀환자들이 정착하면서 지역사회의 정보를 제공하는 신문구독이 필요해진 것이다.


뉴스데이는 이주자들을 위해 주택건축, 편의시설 등 생활정보를 중점적으로 제공해 독자들의 충성도를 확보하고 있다. 여성창업자의 안목이 반영된 라이프 스타일 저널리즘과 로컬 저널리즘, 탐사보도에서 두드러진 강점을 보이고 있다.


지역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독보적인 지역정보를 제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가령 교육예산을 심층적으로 분석해 쓰임새를 그래픽으로 표현하거나 교육위원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의 공약과 프로필을 수 페이지에 걸쳐 상세히 보도함으로써 독자의 이해도를 높인다. 1977년에는 경쟁지인 롱아일랜드 프레스가 폐간되면서 독주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인근 뉴욕시에 거대언론 뉴욕타임스가 위세를 떨치고 있지만 롱아일랜드에 관한 뉴스는 뉴스데이가 단연 우위를 점하고 있다.


뉴스데이가 독자들로부터 여전히 사랑받고 있는 배경에는 디지털 환경에 적합한 다양한 플랫폼을 구축한 결과이다. 통합뉴스룸을 기반으로 종이신문을 발행하면서도 온라인뉴스, 케이블TV 등 멀티플랫폼을 통해 폭넓은 오디언스를 유인하고 있는것이다. 그러나 매체 특성을 고려해 60명의 온라인 전담 인력을 두고 네티즌들의 취향에 맞는 웹디자인과 기사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오프라인 독자와의 중복이 20%에 불과하고 온라인 독자층이 여성과 40대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이들에게 주목도가 높은 컨텐츠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온라인 방문자는 하루 20만 명이며, 모바일 10만 명,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 접속자는 4만 명에 달한다. 웹에 올리기 전 트위터에 먼저 노출시켜 독자를 유인한다.웹페이지 상단에 배너 및 동영상 광고를 실어 수입을 창출하고 4년전부터는 일부 온라인 기사의 유료화를 단행했다. 지역관련 정보는 유료화이며 스포츠, 연예, 오락등 흥미위주 기사는 무료이다. 유료화 이후 단순 방문자 수는 절반 가량 감소했으나 광고주의 반응은 오히려 긍정적이다. 구매력을 가진 소비자 타겟이 분명해져 광고의 소구력이 높아진 결과이다.


컨텐츠는 철저히 지역밀착형 뉴스를 지향한다. 생활섹션과 스포츠, 건강, 카툰(만화), 게시판 등 풍부한 읽을거리와 생활정보를 실어 독자의 시선을 붙든다.


탐사보도에도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어 19번의 퓰리처상을 수상경력을 자랑하고 있다. 뉴스데이 외에도 미국 내 대부분의 언론사들은 디지털기반의 플랫폼과 수익모델구축에 몰두하고 있다. 종이신문의 위기를 디지털 혁신을 통해 극복하고자 하는 도전의지가 물씬 느껴졌다.


2.2 새 언론모델 엿보기


프로퍼블리카(ProPublica)와 캘리포니아 왓치(California Watch) 등 탐사보도 전문매체의 부상과 소지역 기반의 뉴스아울렛 패치닷컴(Patch)은 새 언론모델로서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 뉴욕 ‘프로퍼블리카’


프로퍼블리카는 2008년 1월 뉴욕 맨하탄 지역을 기반으로 창간된 비영리 탐사전문 온라인 언론사이다. 캘리포니아의 한 독지가가 출연한 1천만 달러(한화 약 110억원)의 기부금이 밑천이 되었다. 이 독지가는 월스트리트 편집국장을 역임한 명망있는 언론인 폴 스타이거에게 ‘제대로 된 언론을 만들어달라’며 거금을 쾌척한 것이다.


프로퍼블리카 창립 당시 25명의 기자와 5명의 행정직원을 채용하면서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독립적인 새 매체를 창간하겠다는 공고가 나가자 1,000명이 넘는 전현직 언론인들이 몰렸다고 한다.


이 매체는 이미 2005년 허리케인 재난 당시 지역의료진이 일부 환자들을 안락사 시킨 사실을 2년이 넘는 장기간의 탐사취재로 밝혀냈다. 금융위기 당시 미국 금융계의 문제를 심층 보도함으로써 퓰리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프로퍼블리카의 퓰리처상 수상은 순수하게 온라인에 게재된 뉴스만으로는 최초이다. 수상기사는 미국금융당국의 실상을 파헤친 월스트리트 머니 머신(The Wallstreet money machine)으로, 이 기획물의 취재를 위해 접촉한 취재원만 100여명이 넘었다고 한다. 프로퍼블리카는 미국 금융당국의 불법적 행태를 파헤치기 위해 수천 장의 문서, 금융사들의 증권거래기록들에 접근하여 이를 확인했다. 이 기사를 통해 제이피 모건 체이스(J.P. Morgan Chase & Co.)는 미 연방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벌금을 부과 받게 됐다.


이들은 끈질긴 탐사보도의 성과로 주류 언론사들조차 쉽지 않은 퓰리처상 수상을2년 연속으로 받았다. 이러한 활약은 프로퍼블리카의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고, 공공의 신뢰를 획득하게 했다. 주류 언론들 또한 프로퍼블리카의 탐사보도 내용을 인용하고 소개하는 횟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도 전해진다. 프로퍼블리카의 이러한 성과는 이 언론사의 인적 자원의 힘에도 기인한다. 편집장인 스타이거는 물론 다수의 취재진들이 기존 언론사에서 경력을 쌓은 전문적 저널리스트이거나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갖고 있다.


프로퍼블리카는 외부의 후원, 시민들의 기부금으로 재정을 충당하며, 광고나 정부지권금은 받지 않고 있다. 프로퍼블리카의 홈페이지 첫 화면 상단에는 그들의 모토인 '공익 안의 저널리즘(Journalism in pubic interest)'가 나와 있다.


◆ 캘리포니아 ‘캘리포니아 와치’


캘리포니아 와치는 지난해 특종 보도한 ‘부러진 방패’로 최근 권위있는 탐사보도상을 2개나 수상하며 영향력을 과시했다. ‘부러진 방패’는 캘리포니아 주 경찰이 시설에 수용된 지적장애인의 인권유린 사건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는가 하면, 허위로 근무시간을 부풀려 과다한 초과근무수당을 타내 재정을 축낸 사실을 밝혀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작년 2월부터 11월까지 5차례에 걸쳐 연재된 이 탐사보도는 돌보미들이 장애인을 성폭행하거나 전자총으로 쏘아 화상을 입히는 등 만행을 저지르고, 환자가 의문사한 사건에 대해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직무를 태만히 해 ‘방패’로서 임무를 져버린 행위를 파헤친 기사이다.


이 매체는 이 사건을 보도하면서 텍스트 기사로만 올린 게 아니라 하나의 스토리로 엮어 비디오로 독자들에게 선보임으로써 혁신적인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캘리포니아 와치는 앞에서 소개한 프로퍼블카와 같은 탐사전문매체이지만 탄생 배경은 사뭇 다르다. 프로퍼블리카가 비교적 넉넉한 기금을 바탕으로 출범한 매체인 반면 캘리포니아 와치는 영세한 재정으로 출발했다.


그래서 처음부터 ‘비즈니스모델’을 선택했다. 좋은 콘텐츠로 독자들의 신뢰를 얻어 뜻있는 독지가들로부터 기부금을 끌어모으는 전략이었다. 여기에는 현재 이 매체의 총책임자인 로버트 J. 로젠탈 탐사보도센터(Center for Investigative Reporting;CIP) 소장의 아이디어가 모태가 되었다. 로젠탈 소장은 뉴욕타임스에서 사환으로 시작해 40년간 기자로 근무했으며,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와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편집국장을 역임한 베테랑. 그는 오랜 언론 경험을 가진 그는 디지털 기술을 어떻게 저널리즘과 접목시키느냐 줄곧 고민해왔다.


그가 CIP 소장으로 처음 부임했을 때 기자는 고작 7명이었다. 좋은 기사를 만들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 많은 기부금이 몰렸다. 록펠러재단, 카네기재단 등으로부터 지원받고 있다. 이러한 재정지원에 힘입어 1년 뒤 18명으로 늘었고 현재는 75명의 기자가 활동하고 있으며 예산도 1천100만 달러에 달한다.


로젠탈 소장은 인터뷰에서 “좋은 탐사보도는 시간, 돈, 유능한 인력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뉴스가 중요한 게 아니라 독자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핵심이다. 결국 플랫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부가 정보를 통제해서는 안되지만 통제욕망을 버리지 못한다”며 “따라서 모든 언론은 감시견(watch dog) 역할을 충실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 AOL 패치닷컴


패치닷컴(patch.com)은 한 마디로 프랜차이즈 형태의 뉴스아울렛이다. 지난 2009년 미국의 AOL에 매각된 뒤 현재 미국 전역에 걸쳐 900여 개의 사이트를 갖고 있다. 패치닷컴은 4만~8만 명이 살고 있는 한 시티당 한 사이트 개설이 원칙이며 인구수, 중산층, 비즈니스 상황 등 60여 개 항목을 평가해 사업성 있는 곳만을 선정한다. 패치는 기자교육을 정식으로 받은 시민기자를 활용, 지역의 크고 작은 뉴스를 다루면서 한편으로는 지역 상권의 광고를 끌어들이는 모델이다. 즉, 하이퍼로컬(Hyper-Local)을 커버함으로써 지역신문이 다루지 못하는 틈새시장에서 차별화된 콘텐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신 개념의 온라인 매체이다. 편집자 한 명이 한 사이트를 관리하며 필드에디터와 커뮤니티에디터로 분업화돼 있다. 사진이나 비디오를 담당하는 에디터는 여러 사이트를 함께 뛰기도 한다. 실제뉴스와 블로그가 혼재돼 있다. 단일 사이트의 순수 방문객 수는 월 100만 명 수준. 그러나 지역에 밀착하고 있기 때문에 비디오광고, 스폰서광고 등의 효과는 좋은 편이다. 또 이 사이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는 캘린더 서비스다. 지역 사람들은 자신이 홍보하고 싶은 행사나 모임을 사이트에 직접 올리고 또 확인함으로써 커뮤니티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관리와 영업은 중앙 집중식이다. AOL이 자체 기술력으로 모든 사이트를 직접 관리하고, 대규모 광고 네트워크를 통해 전국적으로 광고를 수주한다.


2.3 언론종사자들의 재무장


 필자는 이번 미국 연수기간 중 뉴욕시립대(CUNY), 컬럼비아대, UC버클리, 스탠포드대학 등 세계적인 명문대학을 탐방할 기회를 가졌다. 이 가운데 뉴욕시립대와UC버클리 저널리즘스쿨에서는 직접 수업을 참관하고 관계자와 인터뷰할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디지털 혁신의 물결은 저널리즘 스쿨의 강의실 풍경도 크게 바꿔놓았다. 기자로서 다양한 유형의 글쓰기 능력은 기본이고 멀티 플랫폼 환경에 적응할 기술을 배우고 언론사에서 직접 현장실습을 실시하며 뉴미디어 시대 리더가 되고자 하는 열기가 뜨거웠다.


◆ 뉴욕시립대 저널리즘 스쿨


뉴욕시립대학은 2008년 가을학기부터 저널리즘 스쿨을 개설했다. 이 저널리즘 스쿨은 단순히 이론중심의 석사과정이 아니라 언론창업을 겨냥한 점이 특징적이다.


조만간 신문이 없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지경에 ‘언론 창업’이라니. 역발상이 흥미롭다.이 과정은 언론지망생 및 중견 기자를 대상으로 혁신사례, 창업가 정신 및 경영등 교육과 뉴미디어에 적합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발굴을 위한 연구, 뉴미디어 창업을 위한 자금지원과 연구개발 등을 수행한다. 필자가 방문한 시간에는 때 마침 외부 강사(Hong Qu)가 초청돼 혁신사례 연구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토론식 수업이어서 교수와 학생들은 자유롭게 질문을 하거나 견해를 피력하기도 한다.


수업이 끝난 후 교육 소장을 맡고 있는 제레미 카플란(Jeremy Caplan)교수와 인터뷰를 했다. 카플란 교수는 “CUNY 저널리즘 스쿨의 기본 개념은 다양성이다”면서 “인종이나 전공에 관계없이 창의적인 융합을 언론에 접합시키는 방식으로 언론 창업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이곳은 교수도 학생을 동료라고 부르면서 다음 세대를 위한 리더나 스타를 키워내는 준비가 이루어지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참가자들의 복합적 경험이 공유되면서 새로운 언론의 모델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이곳 출신 2명의 여성이 만든 ‘Four Square'라는 인터넷신문을 들었다.


카플란 교수는 “기자가 경영을 몰랐던 시대는 지났다”며 “미래의 언론은 비즈니스 기반의 저널리즘만 살아남는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법률가가 창업을 위한 세부적인 기술을 가르치고, 기업 브랜드 가치를 높이거나 상품을 홍보하는 기획기사 작성법 등도 강의한다고 설명했다. 또 언론사가 보유한 인적자원을 활용한 강연회 기법 등 수익 다변화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CUNY에는 대학원생들이 직접 운영하는 뉴스매체가 있었다. 이곳 편집장인 지어 헤스터(Jere Hester)가 대학원생 중심의 뉴스매체 운영에 대해 상세하세 들려줬다. TV방송으로는 ‘219TV’라는 이름으로 한 달에 30분 분량의 뉴스를 한 편 정도 제작해 지역 케이블TV에 제공한다고 했다. 또한 웹을 기반으로 한 인터넷매체(http://nycitynewsservice.com)가 있고 기존 언론처럼 매일 또는 주간 신문은 아니지만 광고는 없고 기사가 준비되는 대로 브롱스 지역 주민을 위한 신문을 1000부를 제작해 무료 배포하고 있다.


CUNY에서 가장 주목한 점은 학생들의 서약서다. 저널리즘스쿨 입학생은 뉴욕시민의 지원을 받아 싼 수업료로 공부하는 대신 졸업 후 뉴욕지역 저널리스트가 되겠다고 서약한다. 이로써 재정 기반이 열악한 지역 언론사도 우수 인력을 충원할 수 있는, 지역 언론사와 지역 대학의 상생모델이 되고 있는 것이다.


◆ UC버클리 저널리즘 스쿨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UC버클리는 미국에서 최고 저널리즘 대학중 하나로 꼽힌다. 2년제 석사과정을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06년 나이트 미디어센터(Knight Digital Media Center)를 개설해 디지털 혁명에 대한 기자들의 준비능력을 배양시키고 있다.


‘노스 게이트홀’로 불리우는 언론대학 건물은 20세기에 지어진 목조건물로 아담한 별장건물을 연상시킨다. 언론경력 5-15년차 중견기자를 대상으로 웹기사 작성, 비디오제작, 탐사보도, 데이터베이스구축, SNS활용 등 디지털 환경에서 요구되는 기본적인 교육을 실시한다. 학생들은 라디오, 텔레비전, 다큐멘터리, 언론보도, 잡지,신문 및 뉴미디어 등 7개 과정을 선택해 들을 수 있으며, 21세기 저널리즘에서 성공할 수 있는 보도방식 및 방법적 기술을 동시에 습득할 수 있다. 학습은 실무와현장중심으로 이뤄지며 학위과정을 진행하는 동안 적어도 한 곳 이상에서 관련 인턴십 경험을 쌓아야 한다. UC버클리 저널리즘스쿨의 강사 제리 몬티(Jerry Monti)씨는 “페이스북, 유튜브 등 개인 미디어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언론사가 더 이상 유일한 정보 공급처가 아닌 시대가 됐다”며, “많은 정보공급자 중 하나로서 독자들에게 얼마나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교내에 3개 온라인 매체를 운영해 학생들이 직접 실습할 수 있다. 저널리즘 스쿨 재학생은 100명이며, 미디어센터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은 15명이다. 외부 전문가가 강의에 참여하는 ‘fusion table’, 1대1 도제식 멘토링 교육방식이 특징이다. 이론과목은 단 한 과목에 불과하고 다양한 플랫폼을 익히고 중심 주제를 소화해내는데 중점을 둔다.


따라서 ‘data’, ‘tool’, ‘teamwork’, ‘협력’을 중시한다. 단순 전달식 기법이 아니라 다양한 정보를 조직화하고 분석해서 고부가가치의 정보로 탈바꿈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유치원을 비교해 학부모에게 맞춤형 정보을 제공, 최상의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한 학기 수업료는 1천500달러이며 졸업 후 전원 원하는 언론사에 취업한다. 선발기준은 언론경력이 큰 비중을 차지하나 SAT(일종의 수학능력시험)와 에세이작성 능력을 종합해서 평가한다.


3. 결론 및 시사점


이상 미국 연수에서 일깨운 교훈은 웹으로의 중심이동, 고객지향 컨텐츠, 멀티 플레이어 저널리스트로 집약된다. 결국, 언론사가 나홀로 군림하던 시대는 지났다. 얼마나 커뮤니티가 필요로 하는가에 운명이 달렸다. 이를 위해서는 디지털 환경에서의 언론사 역할 재정립과 종사자들의 재무장, 저널리즘 스쿨의 혁신적인 커리큘럼 도입, 그리고 정부의 실효성 있는지원정책 등이 어우러져야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 


이 보고서는 미국 혁신사례로부터 우리의 문제점을 다시 점검하고, 개선의 길로 접어드는 작은 이정표를 찾았다는 점에서 의의를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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