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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청문회 나온 TV조선 부장, "유병언 보도 이유는"

세월호 청문회 나온 TV조선 부장, "유병언 보도 이유는"


세월호 3차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 “유병언 보도 가치없다 생각 안해”


미디어오늘


이진동 TV조선 기획취재부장이 1일 2014년 세월호 참사 직후 TV조선에서 쏟아진 고(故)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보도에 대해 “유병언씨가 중간에 도피하다가 죽는 바람에 공소기각됐고 (진실이) 밝혀지지 않아 (보도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서울 마포구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세월호특조위) 3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 부장은 ‘윗선이나 외부의 유병언 보도 지시가 있었느냐’는 김서중 세월호 특조위원 질문에 “그런 것은 없다”며 “기자들이 자율적으로 시스템적으로 움직인 결과”라고 답변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 당시 TV조선 사회부장으로 일선 기자들의 취재를 관리‧지휘했다.


이날 세월호특조위가 공개한 ‘언론사별 유병언 및 구원파 보도 건수’를 보면 TV조선이 3696건을 보도해 언론사 가운데 1위를 기록했고, ‘방송사별 관련 보도 조정신청 건수’에서도 TV조선이 796건으로 MBN(410건), 채널A(281건), JTBC(136건)를 앞질렀다.


이 부장은 “TV조선에서 시사 프로그램과 뉴스 프로그램이 가장 많았다”며 “반복된 경우도 집계됐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기간 TV조선 보도는 “철저한 통제 속 ‘그들만의 왕국’”, “‘비서’, ‘엄마’…유병언의 여인들”, “유병언, 또 다른 ‘30대 여성과 은신’” 등 유 전 회장의 사생활이나 신변잡기적인 내용에 집중됐다.



이 부장은 ‘선정적 보도가 많았다’는 지적에 “압수수색 생중계 등을 하게 되면 선정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유병언 보도의 가치가 없다거나 침몰원인과 무관하다는 데에 동의할 수 없다. 평형수를 빼고 과적한 데 대해 (유병언의) 책임이 없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TV조선 등 방송사의 유병언 관련 보도가 구조실패 등 정부책임을 회피하는 도구로 이용됐다는 비판을 부정하는 것이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이정환 미디어오늘 편집국장은 방송사들의 유병언 보도에 대해 “세월호 참사 당시 관피아들의 규제 완화, 해경 구난의 지휘 체계 등의 문제가 있었지만 유병언 보도는 유병언만 잡으면 모든 게 해결될 것처럼 만들었고 프레임을 전환시켰다”고 지적했다.


당시 유병언 수사를 담당한 인천지방검찰청을 출입한 노현웅 한겨레 기자는 증인으로 출석해 “준비없이 수사에 들어간 검찰이 언론을 이용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그런 식의 기사가 많이 나오는 게 수사에 도움이 되지 않을 텐데도 이를 즐기는 차원에서 (검찰의 유병언 관련 백브리핑 등이) 쏟아졌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진동 부장은 “법조를 출입하다보면 검찰이 정보를 쥐고 있기 때문에 기자들이 먼저 검찰에 (기자와의 티타임 등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며 “(당시) 이례적으로 (티타임 등이) 많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당시 유병언 수사를 담당했던 김희종 인천지검 2차장 검사는 불출석했다.


이정환 미디어오늘 편집국장 / 저널리즘학 연구소 연구위원(2016. 9. 1. 미디어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