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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 현장/미디어외교

다민족·다언어·다채널로활짝 열린 개방성

<사진출처 : 신문과방송 3월호>


다민족·다언어·다채널로활짝 열린 개방성


압축 성장중인 우즈베키스탄의 미디어


* 본 글은 신문과 방송 3월호에 실린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다민족-다언어적 환경을 반영하는 듯 우즈베키스탄의 미디어 환경은 매우 다양하다. 남한땅의 4.5배에 달하는 45만㎢의 영토에 흩어져 사는 소수인종을 위한 여러 종류의 소규모 신문을 비롯해 350여개(2015년 현재)에 달하는 인터넷 뉴스사이트, 200여개가 넘는 다언어-다채널 텔레비전 서비스에 접할 수 있다. 신문(전국지, 지역지), 방송(국영, 민영 텔레비전, 라디오, 전국 및 지역 방송 등), 인터넷 뉴스사이트 등 언론매체의 수는 작년말 현재 모두 1,417개에 달했다. 특히 텔레비전 채널의 경우 타시켄트시에서는 위성으로 수신할 수 있는 해외 채널이 200여개가 넘고, 위성 또는 케이블로 연결되는 우즈벡의 국영 또는 민영 텔레비전 채널들도 있다.  타시켄트의 아파트 단지나 개인주택에는 위성신호를 잡기 위한 접시안테나가 흔히 눈에 띈다. 


우즈베키스탄은 국영 제1채널(공식적으로 O’zbekiston Telekanali 1, 우즈베키스탄 텔레카날리 1)의 프로그램 “안녕하십니까, 우즈베키스탄(Assalom, O’zbekiston. 아쌀럼 우즈베키스탄)”으로 매일 아침을 연다고 할 수 있다.  타시켄트에서는 노년층, 청년층, 어린이 등 연령별 시청자를 대상으로 하는 채널, 또한 스포츠 등 영역별로 특성화된 채널 등 모두 12개 채널을 가진 국영텔레비전과 2개의 지역 민간방송 등 모두 14개의 채널이 운영되고 있다.  이들 채널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여러 저명인사와 인터뷰하거나 뉴스를 내보내거나 오락 프로그램을 내보낸다. 대학생들에 의하면, 우즈벡의 할아버지나 할머니들 등 노년층은 텔레비전 시청을 즐긴다. 그러나 상당수의 대학생들이나 교수들은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대해 “지루하다”거나 “재미없다”는 반응이다. 


국영 채널들은 쇼 다큐 정치(홍보성) 경제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룬다. 텔레비전 방송은 대체로 수도 타시켄트에 집중돼 있다. 수도와 지역도시 사이에 미디어 환경의 격차가 존재한다는 얘기다. 국영 텔레비전은 프로그램의 대부분을 우즈벡어로 방송한다. 그러나 특정 시간대를 정해 영어나 러시아어 방송을 하기도 한다. 예컨대, 각각 하루에 반시간 (또는 한 시간) 가량을 할애해 러시아어 및 영어로 우즈벡어 번역자막 없이 뉴스를 방송하고 있다. 국영 텔레비전을 시청해 보면, 이곳 국민들 중 러시아어와 우즈벡어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은 탓인지 우즈벡어로 뉴스를 방송하는 도중에도 번역자막이 없이 러시아어로 녹화된 1~2분간의 짧은 인터뷰가 그대로 방송되기도 한다. 


우즈벡의 교수들 및 학생들은 이곳 우즈벡의 미디어들은 주로 국내뉴스만을 다루고 있으며, 해외뉴스를 비롯해 정치뉴스, 사건-사고 뉴스를 별로 다루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국영 텔레비전을 보면, 대통령이나 중요 정치적 인물에 관련된 기사가 수시로 등장하는 듯하다.  하지만 교육, 스포츠, 연예오락을 다루는 미디어는 다수 존재한다.  이런 해외뉴스 부족현상은 아래에서 기술하는 바와 같이 개방된 다언어-다채널 미디어 환경으로 ‘보완’된다고 할 수 있다. 말하자면, 국내 및 해외 미디어 사이에 ‘일종의 분업’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우즈벡에서 수신되는 여러 해외 미디어는 기본적으로 우즈벡에 관련된 기사를 빈번하게 쓰지 않는다.    


설원태 코이카우즈베키스탄타슈켄트파견자문관 / 저널리즘학연구소 연구위원 (2016. 3. 신문과 방송 3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