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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쟁점

저널리즘 교육을 위한 세계총회,


언론과 언론인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저널리즘 분과는 법학, 약학, 공학과 비즈니스와 같은 전문 분과로서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여기에는 다른 전문가 그룹과 달리 언론인이 되기 위한 전문적 자격요건이 없다는 점과 다른 분야와 달리 언론인이 되는 문턱은 개방되어 있어야 하는 등 여러 이유가 작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에는 40여개의 저널리즘 관련 조직이 있으며, 저널리즘과 매스커뮤니케이션 교육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2004년 아래 <Table 1>에 포함된 28개의 조직은 이 문제를 공론화 하면서 '저널리즘 교육 세계 위원회’(World Council for Journalism Education)를 공식적으로 출범시켰다. 그리고 저널리즘의 품격을 통제하기 위한 국제적 기준의 마련, 고등교육 기관에서 저널리즘의 위상을 의학과 법학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및 미디어 업계와의 관계 개선 등을 구체적인 목표로 설정했다.

또한 이 조직은 2007년 세계총회를 기획하는 한편,“저널리즘과 매스컴 교육에 특화된 조직들의 현황 및 교육에 대한 개요를 파악하고, 개별 프로그램의 동기, 교과과정 내역, 저널리즘에 대한 입장 등에 대한 광범위한 설문조사”를 우선 과제로 선정했다. 미국 나이트 재단 (Knight Foundation)이 이 프로젝트를 후원하기로 했고 실무 작업은 오클라호마대 (University of Oklahoma)의 연구진이 담당하기로 했다. 2007년 6월 싱가포르에서 제1회 세계총회가 개최되었고 다음에 나오는‘저널리즘 교육을 위한 일반 원칙’(Declaration of Universal Principles of Journalism Education)이 채택되었다.

                                                           저널리즘 교육을 위한 일반원칙

원칙

세부 내용

제1원칙

저널리즘 교육의 핵심은 개념적 (conceptual), 철학적 (philosophical) 및 기술-기반 콘텐츠간의 균형에 있다. 비록 학제간 성격이 있지만 언론학 교육은 그 자체로 다른 분과 학문과는 구분되는 일련의 지식과 이론을 갖는 분야이다.

제2원칙

저널리즘은 학부에서 대학원 이후 과정에 이르는 전 과정에 적합한 분야이다. 저널리즘 프로그램은 자격증, 전문 및 중간경력 (mid-career)을 포함해 학사, 석사 및 박사과정 학위를 모두 제공하는 분야다.

제3원칙

저널리즘 교육자는 학계와 업계의 혼합이 바람직하며, 이들은 공히 언론인으로서의 경험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제4원칙

교과과정에는 다양한 기술관련 과목과 언론윤리, 역사, 국내외 미디어구조 및 제도, 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비판적 분석, 전문직으로서의 언론 등과 같은 폭 넓은 과목이 포함된다. 또 미디어 경영과 경제학을 다루는 과목도 필요하며, 일부 국가에서는 응용분과인 PR, 광고 및 방송제작 과정도 포함된다.

제5원칙

저널리즘 교육자들은 일반 국민들은 물론 특히 학교 내 다른 학과 교육자들이 미디어 리터러시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제6원칙

저널리즘 프로그램은 졸업생들로 하여금 높은 윤리적 기준으로 무장하고, 언론의 핵심인 공공이익의 의무에 충실할 수 있는 잘 교육받고 사명감을 가진 인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준비시킨다.

제7원칙

대부분의 학사 및 석사과정 프로그램은 ‘직업교육’ 성격이 강하며, 이를 위해 학교내 실습실과 인턴십 등을 통한 실무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제8원칙

저널리즘 교육자들은 미디어 산업과 강한 유대를 유지하는 동시에 업계의 다양한 실천행위들을 비판적으로 반영하고, 이를 기반으로 필요한 충고를 제시한다.

제9원칙

저널리즘은 기술적으로 집중된 분야이며, 다양한 컴퓨터 관련 도구들을 잘 다룰 수 있어야 한다.

제10원칙

저널리즘은 글로벌 과제이며, 정치 및 문화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가치 및 직업적 목적을 공유한다.

제11원칙

저널리즘 교육자들은 이 분야가 독립된 학문분과로 자리를 잡고 저널리즘이 그 가능성을 최대한 실현할 수 있도록 전 세계 동료들과 서로 협력할 의무가 있다.

 

물론 이 선언문은 2006년 유럽 저널리즘 훈련 협회 (European Journalism Training Association)가 에스토니아에서 발표한 ‘타투선언’ (The Tartu Declaration)의 연장으로 볼 수 있다. 당시 선언에서 저널리즘 교육은“정치적, 사회적 및 사회-문화적 조건들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하고,”“각 분야에서 민주주의를 활성화시키고 강화시키며,” 나아가 “개인차원 및 제도 차원에서 사회적 책임 (accountability)을 활성화시키고 강화”시키는 목표를 수행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그리고 언론인들은 시민들로 하여금“개인적 및 사회적 차원에서 선택의 가능성을 늘리고,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책임을 느끼고, 개인의 존엄을 존중하고, 정보원에 비판적이고 숨은 이해관계에 독립적이며,” 또한 “일상적으로 윤리적 기준을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세계총회가 마련한 이 선언은 단순한 선언을 넘어 보다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위한 실천 대안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저널리즘 교육을 위한 세계총회는 금년 2009년 다시 열릴 예정이며, 이 자리에서 저널리즘과 매스커뮤니케이션 교육과 관련한 연구보고서가 발표될 것으로 알려진다. 마지막으로, 언론인의 전문화 및 저널리즘 교육의 미래 청사진 마련에 가장 적극적인 미국의 사례를 살펴보자. 물론 이러한 움직임은 언론인 교육은 물론 저널리즘에 대한 관심 자체가 거의 없는 한국 상황과는 너무도 낯선 감이 없지 않다. 그럼에도 글로벌 트랜드를 제대로 읽어 내기 위해서는 꼭 거쳐야 할 작업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