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은 이미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제도의 하나로 자리를 잡았다. 전통적인 언론사로 알려진 신문과 방송을 제외하더라도 보도전문케이블, 종합편성채널, 라디오, 잡지, 인터넷 언론사 등 언론 활동을 하는 조직은 급증하고 있다. 블로거와 1인 미디어, 시민언론 등을 포함할 경우 언론계 참여자의 규모와 영향력은 종교, 교육, 정치제도 등과 비교할 바가 아니다. 정치, 경제, 교육 등이 공동체의 핵심적인 제도로 자리를 잡으면서 관련학문이 발전한 것과 마찬가지로 저널리즘학 역시 최근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학문 분야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국내에서 저널리즘에 대한 관심은 전통적인 언론사의 영향력과 신뢰도 하락, 언론사의 경영 위기, 언론사 고용시장의 악화 및 언론인 이직 증가 등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줄어들었다. 디지털 혁명을 통해 저널리즘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서도 언론에 대한 지원과 관심은 광고수익과 구독률 하락으로 생존위기에 내몰린 신문사에 집중되었고 그것도 언론 산업의 진흥이라는 경제적 관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011년 현재 미국을 선두로 한 글로벌 사회는 한국과 달리 보다 총체적인 관점에서 저널리즘의 위기를 극복하고 나아가 저널리즘의 복원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수한 언론인을 양성하기 위해 공익재단, 학계와 언론계가 공동 프로젝트를 실시하거나(Knight Initiative), 저널리즘 관련 연구 및 조사를 보다 체계적으로 지속적으로 실시하기 위해 전문싱크탱크를 설립했다(Excellence in Journalism at Pew Center). 또한 탐사 및 기획보도 등 고품격 뉴스 콘텐츠를 생산하기 위해 비영리법인을 설립하고(Center for Public Integrity) 광고수익에 의존하는 상업적 모델을 대신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비영리언론사 모델(Propublica) 등을 실천하고 있다. 퓨센터에서 매년 발간되는 ‘미국의 뉴스미디어’(The status of news media) 보고서, 저널리즘의 질적 향상을 위해 컬롬비아 대학에서 발행하는 콜롬비아저널리즘리뷰(Columbia Journalism Review), 미국 언론의 정체성 회복을 위한 저서 (The principles of journalism) 등은 모두 이러한 노력을 통해 맺어진 결실이다.
물론 국내에서도 한국언론재단을 중심으로 언론계 전반에 대한 현황, 언론종사자에 대한 의식조사, 언론소비자 조사 등의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 이번 연구의 모태가 된 <한국의 뉴스미디어, 2006년>도 언론재단에서 발간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보고서는 전통적 언론사에 해당하는 신문과 방송만을 다루었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보고서는 이에 따라 신문, 방송, 케이블, 라디오, 잡지 및 인터넷 언론 등 언론과 관련한 모든 매체의 현황을 포괄적으로 분석했고, 각 매체별 이슈와 쟁점은 물론 장래의 전망까지도 포함하고자 했다. 각 매체별로 해당 분야에서 실제 일하고 있는 전문가를 자문위원으로 활용한 점, 언론학계 교수들에게 프로젝트를 맡기는 방식이 아니라 언론재단의 연구위원이 분야를 나누어 작업을 주도했다는 점, 재단 등에서 발간된 기존 자료를 활용하는 설문조사 등을 통해 현장의 고충을 직접 반영토록 했다는 점도 이번 보고서가 갖는 참신성으로 볼 수 있다. 그 밖에, 이 보고서를 통해 그간 동일 매체 내부의 소통 부재를 극복하고, 매체별 현안에 대한 공동의 논의 마당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저널리즘의 질적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었다는 점도 이 보고서가 갖는 의미다. 향후 매년 발간될 이 보고서는 한국 저널리즘 백서로 자리를 잡을 것으로 기대하며, 국내 저널리즘 지형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는 물론 저널리즘 위기 극복에 필요한 사회적 합의를 마련하는데도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한국의 뉴스미디어 보고서 중에서도 신문은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디지털 혁명에도 불구하고 일반 국민이 소비하는 뉴스의 80% 이상은 여전히 신문이라는 매체가 생산하고 있는 실정이다. 포털 등을 통해 소비되는 뉴스 역시 대부분의 1차적 출처는 신문이며, 방송이나 잡지, 라디오와 인터넷 매체의 뉴스 생산 역량을 신문에 비할 바가 아니다. 또한 기존 보고서와 달리 신문의 경우 사업다각화 현황, 디지털 전략, 인적 역량 강화 프로그램, 뉴스 콘텐츠 고품격 방안과 편집권 독립 등 다양한 이슈를 다루고 있다. 또한 내용분석을 통해 신문이 주도하는 의제설정의 현장, 신문이 만들어가는 한국의 집단 정체성과 신문광고의 현황 등도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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